경구용 비만 치료제 임상 3상 진입 앞둬
복용 편의성·대량생산 강점에 부작용은 적어
국내 제약·바이오사들도 개발 경쟁 박차
‘먹는 위고비’는 주사제를 제치고 비만치료제 시장을 평정할 수 있을까.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치료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의 경구용 알약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이 3상 진입을 앞두면서 출시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새로운 제형의 GLP-1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사들간 경쟁이 치열하다.
1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는 노스웨스턴 메디신(Northwestern Medicine) 연구진의 경구용 GLP-1 수용체 작동제 ‘알레니글리프론(aleniglipron)’의 임상 2b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내 38개 의료기관에서 평균 연령 50세의 비만 및 과체중 성인 230명을 대상으로 36주간 복용하게 한 결과, 환자들의 체중이 최대 1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위고비, 오젬픽 등은 대부분 펩타이드 기반 피하주사제다. 식욕 억제 효과가 뛰어난 반면, 환자가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거부감과 통증이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또한 펩타이드 특성상 냉장 보관이 필수적이고 공정이 까다로워 세계적인 수요 폭증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알레니글리프론은 단백질이 아닌 저분자 화학 합성 물질로 제작되어 정제 알약 형태로 제조할 수 있다.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 한 번 복용하면 되며, 생산 단가가 낮아 공급을 신속히 늘릴 수 있고 냉장 유통망 부담도 적다.
임상시험 중 발생한 이상반응 역시 대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의 위장관 증상에 그쳤으며, 투여 기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 빈도도 점차 감소했다.
알레니글리프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스트럭처 테라퓨틱스’는 조만간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새로운 제형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먹는 알약 분야에서는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저분자 화합물 기반의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며, 일동제약은 저분자 합성 신약 후보물질(ID110521156)의 임상을 진행하며 대량생산과 단가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투여 주기를 월 1회로 연장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분야에서는 펩트론과 인벤티지랩 등이 성과를 내고 있다. 펩트론은 독자 서방형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인벤티지랩은 미세유체학 기술 기반 마이크로스피어 형태의 주사제를 통해 체내 약물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피부에 붙이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제 개발도 한창이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공동으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부착형 패치제 임상 1상을 진행하며 상온 유통을 목표로 삼았고, 대웅제약(대웅테라퓨틱스)은 피부 내에서 약물이 용해되는 패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 피하주사제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상온 보관이 가능하거나 투여 주기를 획기적으로 늘린 제형 다변화 기술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